내 고유함이 가치다

인간이 누구나 평등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평등은 가치나 권리에 대한 것이지 능력이나 역할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은 어느 둘도 같지 않다. 모습이 고유하고 따라서 그 삶도 고유하다. 그 고유함 자체가 가치이고 그래서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평준화’란 말에 개인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 오히려 ‘비인간화’처처럼 들린다. 물론 차별을 없애자는 뜻이지만, 아무리 제도적으로 만들어 놓아도 사람들의 맘 바탕을 바꿔놓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재능이나 실력은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인데 그런 차이로 사람을 차별하려는 게 현실이다. 바로잡아야 할 것은 우리의 자세다.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려는 마음, 그런 추세를 따라 공평치 못한 처사를 서슴지 않는 세상 풍조에 끌려다니며 자신의 고유함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우린 외모와 재능, 소유와 출신 따라 사람을 차별하진 않는가. 사랑할만한 사람, 존경할만한 사람의 기준이 사람 자체가 아닌 그 사람의 능력이나 배경은 아닌가.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떤 이유로든 하나님이 만드신 존재를 무시함은 만드신 분을 무시하는 것이다.

가치관의 혼란은 그 근본이 사단의 계략이다. 수많은 사람이 그 계략에 빠져서 자신의 가치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보지 못한다. 세상의 소리, 사람의 말을 따라가다가는 존재 목적 자체를 잃게 된다. “왜 사는가”에 대한 대답이 흐려진다. 창조 때 “땅을 정복하라” 하신 하나님의 명령은 세상을 발아래 두라 하시는 말씀이다.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봐야 한다. 세상과 사람에게 눌린 채로는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신앙인들의 삶의 자세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 눈치 볼 게 아니라 주인을 의식해야 한다.

청년 시절 직장을 여러 번 옮겼었다. 첫 직장은 경험 삼아, 그 담엔 전망 좋은 업종으로, 그리곤 월급 많은 곳, 승진 잘되는 곳, 남들 보기에 버젓한 자리, 그런 기준을 따라 여러 군데의 직장을 다니도록 자신의 됨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었다. 목적도 보람도 없는 공허한 삶, 허송세월이었던 기억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내 고유한 모습, 내게 주신 은사를 가볍게 여기지 말자.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더라도 맘 쓰지 말자. 내 고유함을 외면하고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을 따르는 것은 창조주에 대한 멸시나 다름없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하나하나를 향해 꿈을 가지고 계신다.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이 섬세하신 손길로 날 빚으시던 일을 그려보자. 만물 위에 뛰어나신 홀로 위대하신 하나님이 나를 만드셨을 땐 나 자신은 생각도 못 할 일을 계획하신 것이다. 그 계획을 내 삶에서 이루시려 이 제도 곁에서 내 손을 이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