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이 부모 말을 잘 듣다가 언제부터인가 성가시게 여기기 시작한다. 자기 나름의 뜻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가 더 앞서기 시작한다. 별생각 없이 엄마 아빠를 따랐다가 점차 ‘나의 선택’에 눈이 떠가는 것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 눈뜨는 순간부터 무엇을 어떤 목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지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 일상이다. 그 선택은 권리이지만 그래서 책임이 꼭 따른다. 부모 말 따를 땐 책임이 없었는데 내 뜻대로 한 결과는 내 책임이다. 선택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선택 하나가 길게는 한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더구나 믿음에 대한 선택은 그 영향이 영원에까지 이른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어느 광고문은 제품의 신뢰도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지만 선택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짧은 문구가 인상 깊게 와 닿는 이유다. 하지만 선택의 중요성을 아무리 잘 인식하더라도 실제 삶에서 바른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없거나 선택의 일을 진지하고 신중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결과는 얼마든 안 좋게 된다.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일마다 때마다 돌아보는 일은 필수다.
직업, 환경, 진로 같은 외적인 선택도 있겠지만 먼저는 자신의 내부다. 마음가짐이 바로 돼야 몸과 삶이 바로 되기 때문이다. 게으르기보다 부지런함을, 포기보다 인내를 선택하는가. 미움보다 사랑을, 정죄보다 용서를, 받기보다 주기를, 분노보다 웃음을 택하는가. 낙심보다 믿음, 염려보다 기도, 어둠보다 빛을 택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우린 흔히 ‘자유’에 초점을 맞추고는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 쉽다. 초점은 ‘의지’에 있다. 의지의 자유다. 내 맘대로 하는 게 아니라 선택이 내게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멸망이나 파괴로 향하는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신앙인들이 특히 유념할 일은, 하나님께서 우리 앞에 생명과 사망, 빛과 어둠의 길을 두셨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에게 선택을 맡기셨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생명과 빛 택하기를 원하시며 기다리신다. 그 뒤에 선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마련돼있기 때문이다. 믿음을 가진다면 그 약속을 취해야만 한다.
생명과 빛을 택하려면 먼저 자기 정과 욕심을 다스려야 한다. 사망과 어둠의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 뜻과 계획이 아무리 치밀하고 완벽해도 완전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뜻과는 견줄 수 없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해갈 때 내 삶의 모든 순간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면서 또한 돌아봄의 연속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 선택이 바른 것이었다고 흡족해할 수 있다면 그게 삶의 보람이고 가치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