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넨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이런 말 해보거나 들어본 적 있는가. 사람을 ‘생각하는 동물’이라며 ‘생각’을 동물과 구분하는 고등 능력으로 여기지만, 생각이 많은 바람에 머리가 아픈 세대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많은 것이나 머릿속이 복잡한 것을 좋게 여기는 사람은 없다. 머리가 복잡한 사람이 단순한 사람 부러워하는 것이지, 단순한 사람은 단순함을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생각 많은 게 사람에 따른 됨됨인가. 환경의 영향은 아닌가. 바꾸거나 개선할 수는 없는 건가.
잠시 짬을 내서 먼 곳을 바라본다. 멍한 표정에 입을 벌린 채로 온몸에 힘을 다 빼고 아무 생각 없는 상태가 돼본다. 그게 잘 될까. 얼빠진 모습이라고들 하지만 과연 ‘얼’이 빠질 수 있나. 생각하는 일을 껐다 켰다 할 수 있다면, 두뇌 회전을 맘대로 멈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하기를 쉬는 게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면 사람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울 거다.
생각이 많은 건 좋게 보면 사물이나 사람을 이해하는데 깊이가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물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안 좋은 면도 있다. 생각이 생각을 낳는 바람에 그릇된 판단에 이르기도 한다. 도리어 분별이 흐려지고 불필요한 오해도 생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 많은 생각들이 다 필요하고 유익한 것들이면 좋겠는데 쓸모없고 무익한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정보 홍수, 미디어 다양화, 과민한 자기 관리 등으로 인해 현대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고뇌’다. 소위 ‘잡념’이라고 하는 것은 무익하기만 한 게 아니다. 잡념은 마음을 갉아먹는 벌레 같아서 기초를 약하게 만들고 가만 놔두면 마음 병을 일으키기까지 한다.
두뇌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무익한 생각들이 두뇌의 피로를 가중해서 정작 심사숙고해야 할 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과도한 두뇌 사용이 정신질환으로 발전한다. 머리를 많이 쓴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잘 말해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모르거나 경시한다.
생각을 다스리는 것이 관건이다.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왜 하고 있는지를 늘 진지하게 모니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는 의지력을 동원해서 생각을 통제해야 한다. 필요한 생각과 쓸데없는 생각을 가려내서 무익한 것들은 쓸어 내버려야 한다. 선택 사항이 아닌 꼭 해야 할 일이다.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중대한 일이다.
‘생각이 많은 것’은 됨됨의 문제가 아니다. 다스리려는 의지와 결단으로 풀어가야 한다. 특히 믿음의 삶에선 복잡한 머리가 하나님과의 거리를 멀게 하는 주범이다. 단순할수록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잘 받아들이고 생각이 적을수록 믿고 따르기를 잘한다. 그래서 성경은 두뇌를 건강하게 지킬 가장 좋은 길을 제시한다.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 하라”